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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리고 오늘

기사승인 2019.06.05  17: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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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의 죽기 1년 전 작품 <달팽이(1953)>입니다. 단순하지요. 중앙 회전형 색종이 배열이 달팽이 같이 생겼습니다. 애초에는 ‘현실에 뿌리박은 추상적 패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고 해요.

마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달팽이로부터 자연을 끌어내고자 했다. 그리고 shell이 떠올랐다.” shell은 조개나 달팽이 껍질(집)로, 나선형 모양을 연상했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달팽이를 옮겨 담으려 한 것이 아니라, 달팽이를 통해 자연을 보여주려 했지요.

그의 특징인 대담하고 유쾌한 색상이 돋보입니다. 추상화(抽象畵)란 대상이 나타내고 있는 기본적인 점, 선, 면, 색채를 추출하여 구성합니다. 그리고 작가의 은유를 포함하지요.

그림은 시각 언어입니다. 그림을 통해서 화가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하죠. 모호해서 잘 모르겠다고요? 피카소는 말했죠. “모든 아이는 예술가”라고. 아이의 시선으로 추상화를 바라보면 작가의 의도가 더 잘 눈에 들어옵니다.

마티스는 1941년 십이지장암 수술을 받았어요. 당시 72세, 이젤 앞에 서 있기조차 어려웠죠. 부득이 조수의 도움을 받아 단순한 형태의 추상화를 택했습니다. 조수가 오려 주는 색종이(cutting outs)를 붙여 형상을 추상화(抽象化)한 거지요.

유명한<푸른 누드(1952)> 연작이 이때 탄생합니다. 손 놓은 채 마냥 그날을  기다리고 있기에는 치열한 예술혼이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죠.

우리 주위에는 멀쩡한 몸을 지니고 있음에도 하루하루를 넋 놓고 보내는 이들이 의외로 많아요. 아침에 일어나 차 한 잔을 마시며 책을 펼칩니다. 괜히 뿌듯해지죠. 어쩐지 오늘 하루가 의미 있게 다가오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노인영 논설위원 nohproblem@hanmail.net

<저작권자 © 노인행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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