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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기사승인 2019.06.18  09: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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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밤-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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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을 바래다준 후 밤새도록 차를 몰로 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도 자동차 앞유리창 위에 투영된 채 끝내 지워질 줄 모르던 거울 속 자신의 모습 때문에 김지용의 마음은 끝없이 지옥을 헤매고 있었다.

자신이 해준 이야기 때문에 애경이 받았을 충격? 그것을 염려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순간의 김지용에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정신적 사치였다. 김지용은 자신만의 절망감과 비참함 속에 철저하게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푸르스름한 기운이 어두컴컴한 대기 위로 조금씩 번져 나가는 듯하더니 어느새 붉은 기운과 함께 어우러지며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새벽동이 트고 있었다.

붉게 충혈된 김지용의 두 눈 위로 차창 밖 휴게소 안내판이 미끄러지듯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심한 피로가 몰려왔다.

앞유리창 위에 밤새 어려 있던,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은 이미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만, 김지용의 고뇌와 번민은 여전히 집요하게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운 김지용은 그대로 차 안에 머문 채 점점 더 높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는 아침 해를 바라보았다. 그 찬란한 빛에 눈이 부신 듯 김지용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눈물은? 그래, 이 눈물은 저 아침 햇살 때문이야.’

하지만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눈물 앞에서 김지용은 더 이상의 변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울고 있음을……. 처절한 절망감에 휩싸인 채 분명 흐느끼고 있음을…….

조명애 제너럴 에디터(불문학 박사) sallycho21@hanmail.net

<저작권자 © 노인행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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